김훈 作, 개-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김훈 작가의 소설입니다.
김훈은 저 같은 사람은 보지 못하는 걸 보고 표현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간이나 공간에서 주는 느낌을 묘사할때 한글자씩 호흡을 맞춰서 읽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개라는 작품은 개를 통해 작가가 아름답고 그리워 하는 시골을 잘 보여줍니다.
그의 애정어린 시선이 시골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도 혹은 시골에 태어나서 자란사람도
그 곳의 경치가 다시금 그리워 지게 만듭니다.
주인공 보리는 때론 인간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하지만
때론 인간보다 인간에 대해서 잘알고 있습니다.
" 사람들은 대체로 눈치가 모자라. 사람들에게 개의 눈치를 봐달라는 말이 아니야
사람들끼리의 눈치라도 어찌되었건 제멋대로 하는 사람들,
이런 눈치 없고 막가는 사람이 잘난 사람 대접을 받고 또 이런 사람들이
소신있는 사람이라고 칭찬받는 소리를 들으면 개들은 웃어 "
이처럼 보리의 입장이 되어서 사람의 말을 대신 해주기도 하고
보리의 시선으로 개의 삶을 보거나 시골, 가정, 그리고 우리의 삶을 대신 말해줍니다.
그러면서도 개가 된 작가는 김훈 특유의 표현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신은 개가 되어도 이정도는 써 이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 냄새에도 거리가 있어. 먼 냄새가 있고 가까운 냄새가 있단말이야.
독한 냄새가 가까운 냄새가 아니고 엷은 냄새라고 해서 먼 냄새가 아니야"
먼 냄새는 냄새의 알맹이가 엉성해서 넓게 퍼져서 다가오고
가까운 냄새의 알맹이들은 촘촘해서 콧구멍 속을 가득 메우면서 들어오지.
먼 냄새가 들어올 때 콧구멍 속은 풀어지고 가까운 냄새가 들어올 때
콧구멍 속은 조여져. 기막힌 콧구멍이지"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이라는 부제(?)에서도 보듯, 작가는 개의 발바닥의 굳은 살을
사랑합니다. 개는 직접 경험하고 뛰고 부딪혀 가면서 배워가고 알아갑니다.
그 굳은 살이 쌓일수록 개의 세상보는 눈을 배워 가는것이구요.
고통과 기쁨이 축척된 발바닥의 굳은살처럼 저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
세상이라 하기엔 거창하고 제 자신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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