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고인이 되신 이윤기작가의 그리스로마신화 세트 중 1권만을 읽고 기억을 정리하기 위해 남기는 서평입니다. 이윤기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건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의 번역을 통해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푸코의 진자는 서평을 남길 수 없을 정도록 어렵고도 어려운 책이였고, 기왕 도전한책 끝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읽었지만, 계속 제 머리를 쥐어 박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정도의 책을 번역하실 수 있다니.... 잘된 번역이든 아니든 대단한 지식의 소유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스로마신화 5권은 그의 유작이 되었고. 오래전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궁금증에 5권 세트를 구입만 해놓고, 책장의 한구석을 은근히 빛내는 모습에 만족하며 책장의 악세사리와 같은 존재로 지켜보다가 며칠전에 다시 한 번 호기심의 발동으로 꺼내 들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여타 그리스 로마 신화와 다른 점은 이야기 형식을 빌려서 작가가 느끼는 세상의 해답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딱히 시간의 흐름이나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공통된 주제를 모아서 생각을 하게하는 토픽형식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많은 부분 등장인물이 반복되고 그들의 이야기가 재 설명 되긴합니다. 저같이 인물들을 기억못하는 사람에게는 반복 만큼 좋은게 없겠죠. 반복이라는 것도 어쩌면 작가의 의도가 섞인 인생의 교훈 아닐까요?.... 제가 생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반복도 좋지만 그림이나 작품과 함께 보는 점입니다. 유럽에 흩어져 있는 등장 인물과 관련된 작품들의 사진이 글과 함께 한장에 한 , 두점 정도는 실려 있어서 자못 미술책을 보는 느낌도 드네요. 그리스로마신화를 작품과 같이 보는 것 보다 너 나은 방법이 있을까 싶어요.

 

 

 

책을 조금만 소개하자면.. 신화에서 등장한 신발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아손은 나라를 찾기 위해 산을 내려옵니다. 그 즈음 펠리아스에는 "모노산달로스가 내려와 이올코스의 왕이 된다네"라는 노래가 울려퍼졌습니다. 이아손은 아나우르스강을 건너야 했고 노파를 만나게 됩니다. 노파는 헤라 여신이 변신한 모습이죠. 노파로 부터 테스트를 거치며 이아손은 물에 가죽신이 떠내려 가버리죠. 모노산달로스의 모노(mono)는 하나라는 뜻입니다. 산달로스는 가죽신이라는 뜻이구요. 즉 외짝 신발의 사나이가 왕이 된다는 노래인거죠. 이이야기의 이아손은 북쪽나라 콜키스에서 그 나라 공주 메데이아의 도움을 받아 황금빛 양의 털가죽을 찾아 가지고 돌아와 펠리아스 왕을 몰아 내고 왕위를 되찾게 됩니다. 왜 하필 신발일까요? 신발은 과연 무슨의미일까요..

 

 

작가는 이렇게 또다른 신발의 이야기를 전개 시킵니다. 우리나라도 속담이나 여러가지 관용적 표현에 신발이 등장하죠. 한 가지 주제에 대하여 작가의 이야기를 쭉 잃다보면 그리스 신화를 푸는 열쇠는 못찾을 수 있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생각해볼 시간이 마련됩니다. 이제 첫권을 읽었을 뿐이고 아직 4권의 연속된 시리즈가 남아있다는게 다행처럼 느껴집니다. 아직 많은 신화를 통한 이야기들 속에서 무엇을 알아나가고 생각할 수 있을지 기대가 많이 되구요. 5권의 시리를 다 읽고 다음 서평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