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알뜰신잡의 유시민이 아닌 날카로운 토론과 논증을 통해 말로서 상대 패널들을 두들겨 패던 유작가를 기억합니다. 한때 상대 패널들이 유작가가 상대 논객이면 회피 했다는 기사도 본 기억이 있네요. 뭐 벌써 20년 가까이 된 이야기 이지만 당시 유논객은 정말 화려한 입담과 상대를 압박하는 긴장감 있는 사람이였습니다. 그때 어떻게 저 사람은 저렇게 논리 있어보이나. 사실 티비 토론이라는게 한쪽이 절대적으로 선한 게임이 아니고 각자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사건들을 다루는데, 어떻게 유논객은 자신이 이기는쪽으로 끌고 갈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을 저렇게 코너에 몰고 때릴 수 있을까... 신기해 하면서 감상했었습니다. 이 책은 아마 조금이라도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을까 싶어서 살펴 보았습니다.

 

 

 

 

유작가에게 영향을 끼친 청춘 시절 책들중에 지금 다시 읽어보고 바뀐 생각과 그당시의 생각들을 비교하며 책을 전달해줍니다. 그 중에서 러시아 문학이 많은게 특징인데요. 아무래도 유신시절을 거쳐온 지성인들에게 당시 러시아 문학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읽혔던 탓 같습니다. 도스토앱스키의 죄와벌을 시작으로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카를 마르크스와 앵겔스의 공산당 선언, 토머스맬서스의 인구론, 알렉산드로 푸시킨의 대위의딸, 맹자, 최인훈의 광장, 사마천 사기,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찰스 다윈 종의기원, 베블러너의 유한계급론, 헨리조지의 진보와 빈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E.H카, 역사란 무엇인가 이렇게 총 14권입니다.

 

알쓸신잡의 애청자라면 아마도 여기에 실린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방송에서도 대화 주제로 많이 꺼내거나 예시를 들었다는걸 눈치 챘을 겁니다. 아마도 이책들이 상당히 영향을 끼쳤다는 반증이거나, 아무래도 이 책을 쓰면서 머리속에 좀더 잘 남아 있었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어려운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경제학 공부를 하면서 들어본 책이거나 고전으로서 이름을 널리 알린 책들이니 제목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중에 몇권은 구입해서 읽고 싶어지기도 했구요. 그중에 가장 와 닿았던 부분들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지금부터 정리되는 내용은 책을 출처로 해서 적고 간간히 제 생각을 섞어 보겠습니다.

 

 

 

죄와 벌은 도입부에 반해서 입시를 앞둔 와중에도 읽은 책이라고 나와 있는데요, 그 도입부는 이렇습니다. "그런 일을 저지르려고 하면서, 이토록 하찮은 일을 두려워하다니!"그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 이 내용도 알쓸신잡에서 본거 같은데요(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전당포 노인을 죽이려고 결심한 주인공이 방값을 재촉하는 주인을 만날까 두려워하면서 속으로 생각하는 내용입니다. 죄와 벌을 통해 작가가 던진 생각은 이렇습니다.  옳은 일을 위해서는 과정이 정당하지 못해도 과연 될까? 제가 어렸을때라면 이런 주제에 대해서 당연히 도덕적으로 안된다고 대답이 나왔을 거 같은데요. 요즘에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 대답까지는 조금 생각이 걸리지 않을까 싶은 주제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작가의 생각을 통해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됩니다.

 

"도스토옙스키가 죄와 벌에서 던진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자 선한 목적이 악한 수단을 정당화 하는가? 그는 이소설에 자기가 찾은 대답을 남겨두었지만, 처음 읽었을때 나늑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작가의 생각을 뚜렷이 인지한다. 아무리 선한 목적도 악한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도스토옙스키는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이 겪었던 정신적 정서적 고통을 절절하게 그렸다. 또한 유형지에 따라간 소냐가 비슷한 고통을 겪는 죄수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모습을 따뜻하게 묘사했다 - 중략- 아물리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인간은 악한 수단을 사용한 데 따르는 정신적 고통을 벗어나지 못한다. -중략- " 그리고 작가는 19세기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펼칩니다. 스탈린과 히틀러가 그들인데요. 그들을 통해서 보더라도 이 명제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 외에도 제가 좋아하던 최인훈작가의 광장을 다시 만나게 된것도 큰 즐거움이였습니다. 남과 북 어디에도 적응 못하던 작가의 이야기 당시 사회를 문학적으로 잘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국사를 배우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E.H카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이렇게 훌륭한 책인지는 몰랐었는데, 당시 역삭가의 개념을 바꾸고 우리 사회에 큰의미를 전달해준 분이라는걸 알게 된것만으로 큰 도움이 된거 같습니다.  청춘의 독서라는 책을 통해 유작가의 서재 한편을 훔쳐보는 재미도 있었고, 꼭 청춘이 아니더라도 여기에 실려 있는 책들은 시대를 흐르면 때로는 시대에 이기며 전해진 책들인거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죄와벌부터 저도 시작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