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를 드디어 보았는데요. 좋아하는 감독답게 정말 재밌게 보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나면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옥자에서도 풍부하게 많은 이야기가 담져져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과 인연이 있습니다ㅋ 오래전에 7호선 지하철을 탔는데 제 옆자리에 봉감독이 앉아있었거든요. 믿기지 않겠지만 분명히 봉감독이 맞았습니다. 그렇게 특이한 머리는 많지 않거든요. 당황해서 싸인은 못받았지만 영광스러운 순간이였습니다. 그는 고속터미널에서 내린걸로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 합니다.

 

 

 

 

옥자도 영화는 영화 자체러 재밌고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관객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그 이야기들에 대해 생각할꺼리 들을 던져주는 방식도 좋았구요. 영화에서 옥자는 슈퍼 돼지 입니다. GMO를 통해 만들어진 슈퍼 돼지를 대중들이 좋아하게 만들려는 미국 기업 CEO 루시의 10년이 걸린 마케팅입니다. 옥자는 미자와 친 자매처럼 커가고 옥자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 미자를 구하기도 합니다. 이런 옥자는 마케팅에 쓰이기 위해서 다시 미국으로 팔려가고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서 산에서 내려가고 도시에서 한바탕 소동을 겪은 뒤 미국까지 날라가구요. 그 중간에 동물 보호단체인 동물해방전선(ALF)가 나타나 사건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가죠.

 

 

 

일반화 할 순 없겠지만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서 어려운 사람을 구하는 건 그 옆에 또 어려운 사람입니다. 사회 시스템도 아니고 잘난 사람들도 아닙니다. 이웃이거나 옆에 있는 나약한 사람들이죠. 옥자도 이런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거 같은데요. 착한 돼지 옥자를 구하는건 아무것도 모르고 힘없는 산골 소녀 미자 입니다. 그리고 그런 미자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도 동물해방전선 사람들이구요. 또한 옥자를 구하기 위해 가는 과정도 재밌습니다. 산골 소녀 미자의 끝없는 하락을 보여줍니다. 산에서 스펙타클하게 내려오고 도시에서도 트럭에 실려가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내려갑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슈퍼돼지들을 도살하는 장소까지 가게 되죠.

 

 

 

CEO 루시나 낸시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돼지나 그외에 동물들을 식용을 위해 키우고, 특별한 의식 없이 먹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에 돼지가 재료로 사용되고 있죠. 그러나 우리는 한편으로 영화의 상황을 불편해 합니다. 도살되어 가는 슈퍼돼지들을 가엾게 여기고 측은하게 생각합니다. 가 착하고 정이 갈 수록 더욱 그렇죠. 보는 사람입장에서 음식과 동물이라는 상황에서 조금은 괴롭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어떤 특정 생각을 강요하거나 설명하지 않습니다. 미자는 돼지 금괴로 낸시에게서 옥자를 사고 구해 내고, 새끼 돼지 한마리를 더 구출해내는데 그칩니다. 수많은 돼지들이 도살되기 기다리는 상화에서 한마리의 생존이 무슨의미이냐 할 수 있겠지만 약한 미자와 옥자가 도울 수 있는 최선인거겠죠.